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青山 · @honolulunews_

19th Apr 2020 from TweetCaster

4.19의 詩
아! 4월의 광장에

- 4.19 학생의거일1)을 맞이하여 -

靑山 이풍호

태초의 신비가 고개를 들어
역사를 시작하던 그 날
새싹으로 뒤덮인 광장 위에
어린 외침들이 있었다.

부정과 독재타도
하나를 위해 모두를 건 부르짖음은
주체와 當爲로 뭉친
성난 파도의 함성.

반도의 남단 마산에서
어린 유혈2)이 海水에 엉켰고
연기로 가득찬 거리를
젊은 분노들은 달렸다.

그 사월의 이른 아침부터
사색하는 싹들은
학원에서
일터에서
모두 일어났다
중앙청 광장에서
경무대 골목에서
세종로에서
온 방방곡곡에서...
이렇게 사월은
푸르름 속에서 진통하고 있었다.

잇닿는 행렬의 절정에서
이성을 잃은 變異가
어린 꽃들을 휘감았다
불의에 항거하는
잎들이 하나 둘 떨어졌다.
영영 푸른 하늘을 등지고
다 울부짖지도 못한 채
조국의 기둥들이 무너져갔다.

해마다
이 아픈 계절이 오면
어린 피흘려 쓰러진 자리에 서서
그대들을 기리는 영광의 빛을
오늘도 내일도 밝히리라.

아! 사월의 광장에
다시 푸르름이 물들면
몸과 마음은
활활타던 가슴 속의 부르짖음을
기억한다.

1) 4.19 학생의거일: 이승만 독재정권에 대항하여 일어난 학생의거일(1960년 4월 19일).
2) 어린 유혈: 金朱烈군(당시 17세)의 참혹한 주검.

* 발표지 중앙일보 LA판 1986. 4.
* 발표지 코리안 스트릿저널 1986. 4.16.
* 발표지 시문학 287호 1995. 6. 1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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